3월 17일 기준, 핀란드의 확진자는 322명 정도이다. 

다른 북유럽 국가인 노르웨이 (확진자 1422명) , 스웨덴 (1175명) , 덴마크 (960명)를 고려하면 선방한 수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핀란드 정부는 3월 16일 부터 모든 초중고 및 대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핀란드의 공신력 있는 방송국인 yle의 보도 자료에 의하면 4월 13일까지 휴교령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해진다. 

 

이상은 간략한 수치로 전해지는 핀란드의 상황이고, 이제부터 필자가 실제 체감하는 핀란드의 상황에 대해 서술하겠다. 

 


I. 핀란드인들의 대처

1. 마스크

끼지 않는다. 

내가 마스크를 낀 사람을 본 건 아시아 마켓의 아시안들뿐이었다. 

 

2. 청결

애매하다. 내가 핀란드에 존재하는 모든 핀란드인들을 만나 본 건 아니라 뭐라 말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핀란드인들은 집에 신발을 신고 들어가지 않는다. 이것만으로도 미국놈들이나 다른 유럽놈들에 비해서는 선방했다고 본다. 

 

3. 사회적 거리두기 ( 및 자가 격리)

 

핀란드의 버스 정류장

 

핀라드 사람들은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에도 퍼스날 스페이스를 칼 같이 지니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리고 남부 유럽과 달리 핀란드는 아직도 날이 풀리지 않았다. 하늘이 맑은 날도 별로 없거니와 구름이 끼지 않더라도 추운 건 그대로이다. 다른 유럽놈들과 달리 밖으로 나와 피크닉이나 축제 따위를 즐길 여유가 없는 것이다...아직까지 정말...춥다...

월요일, 그때까지는 아직 수업이 있어 학교를 갔다오는 길이었다. 중앙 기차역을 지나가는데 퇴근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정말 없는 것이었다. 핀란드에 사람이 없더라도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가장 붐비는 헬싱키의 중심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듬성듬성하게 사람들이 있었다. 사실 수업이 끝나고 퇴근 시간쯤이면 아무리 핀란드라도 트램과 트램 정류장에는 사람이 꽉 차기 마련이다. 그런데 핀란드인들은 재택근무와 휴교령을 정말 칼 같이 지키고 있는 것 같다. 트램 정류장과 트램에는 사람이 텅텅 비어있었다. 긴 겨울에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데에 능숙해져있었기 때문일까. 아직까지는 자가격리 및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잘 지켜지고 있다. 

여담이지만 핀란드 사람들은 집순이/집돌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 것 같다. 교환을 가기 전, 서양 문화권에서는 주말에 활동적으로 나가 놀지 않는 사람을 이상하게 본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걱정을 했었던 적이 있다. 그러나 걱정이 무색하게 그 누구도 집 밖으로 안 나가는 사람에 대해 뭐라하지 않았다. 오히려 주말에 뭐 하냐고 물어보면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고 말하는 핀인들도 많았다. (사실 내가 만난 대부분의 핀인들이 그렇게 대답했다.) 이런 분위기라서 그런지 자가 격리나 거리 두기가 큰 저항없이 이루어지는 것 같다. 

더불어 핀란드는 재미가 없다. 바로 이 점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끊게 만들어 다른 북유럽 국가와 달리 핀란드가 아직까지 버티고 있는 것 같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이 지난 2,3월의 핀란드. 재미없다! 나는 정말 핀란드를 좋아하고, (아니 사랑하고!) 이곳에서 지내는 게 너무나도 즐겁지만 그거와 별개로 관광객에게 매력적인 나라는 아니다. 내 주변 비공식 핀사외모 (핀란드를 사랑하는 외국인 모임) 회원들도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이다. "I love Finland, but..." 세계의 관광객들이 굳이 찾지 않는 3월의 핀란드. 7일 중 6.5일을 차지하는 구린 날씨, 나약한 우산은 그 형태를 찾기 어렵게 만드는 헬싱키의 미친 바닷 바람, 눈과 비가 질척하게 섞여 만들어진 진흙탕. 놀 줄 아는 관광객은 핀란드를 찾지 않았고, 그덕에 아직은 존버 중이라는 게 내 개인적 추측이다.

핀란드 라이프를 설명하는 내 모습 (배경: 헬싱키 앞바다)




 

II. 사재기 

1. 대형 마트 

서양 문화권은 도대체 왜 휴지를 사재끼는 것일까?

 

저번 주 금요일 (3월 13일), 알고 지내는 핀란드 지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핀란드인들이 Panic shopping 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어봤냐는 것이다. 핀란드인들과 사재기. 사실 썩 어울리지 않는 단어 조합이다. 또한 비상 상황에서는 으레 상황이 과장되어 전해지기 마련이라서, 몰랐다고 대답은 했지만 내심 실제로 사재기가 일어났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저녁거리를 사러 대형 쇼핑몰의 대형 마트에 갔는데 미친 전쟁 난 것처럼 청과물 일부(바나나 등), 식빵, 휴지, 손세정제, 파스타면, 통조림 등이 싹 빠져있는 것이다. 아포칼립스 영화 도입부와 같은 상황에 말을 잃었다. 나처럼 퇴근 시간이 지나 설렁설렁 장을 보러온 핀란드인들 모두 당황한 표정이었다. (그들의 표정은 읽기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말 당혹스러운 상황인 것이다.) 다만 그 외의 것들은 다행히 재고가 꽤 있었다.

소형 마트라고 해서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식료품의 경우, 품절된 물품이 마트마다 각각 다르긴 했지만 파스타면과 식빵은 모두 없거나, 몇 개 안남은 상태였다. 또한 공통적으로 휴지와 손세정제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미국이 휴지 사재기로 난리가 났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핀란드마저 그럴 줄은 몰랐다. 아니, 도대체 어째서인가? 도대체 왜 서양인들은 비상상황에 휴지를 사는 것인가? 누군가 그 이유를 알고 있다면 댓글로 제발 알려주시길 바란다. 이제 나는 검정고무신 마냥 휴지 대신 신문지를 쓰게 생겼다... 그 후 주말 내내 대형 마트를 기웃거렸으나 휴지와 손세정제 사기는 번번이 실패했다. 

충격을 뒤로 한 채 주말이 월요일 (3월 16일), 센터에 있는 대형 마트 중 하나를 찾았다. 다행히 거기에는 손 세정제와 휴지가 남아있었다. 주말이 지나자 사정이 좀 나아졌는지 파스타면과 다른 식료품들도 재고가 많이 남아있었다. 다만 핀란드의 마트마다 있는 샐러드바는 운영되고 있지 않았다. 이건 이 마트만 그런건지 아니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발함에 따라 모든 마트가 일시적으로 운영을 정지한건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내 개인적인 사견으로는, 코로나 때문에 중지한 게 맞는 것 같다.)

 

2. 아시안 마켓

사재기 상황에서도 외면받는 핵불닭볶음면

(1) 라면

I-1 의 상황을 경험하고 와 이러다 진짜 좆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마음에 그 다음날인 토요일 (3월 14일) 오후 4시쯤 아시안 마켓을 찾았다. Hakaniemi (하가니에미) 지역에 있는 두 아시안 마켓을 찾았다. (참고; https://vitrioll.tistory.com/42?category=851116) 마스크를 쓴 아시안들이 북적북적 모여있었다.

우선 라면부터 쟁이자 해서 갔는데, 메이저 봉지 라면은 싹 빠져있었다. (컵라면은 그나마 좀 남아있었다.) 이름을 알만한 라면은 너구리, 비빔면, 핵불닭볶음면, 까르보 불닭 정도였다. 그 외에는 마이너 회사의 마이너 라면들 뿐이었다. 무슨 순라면? 하나도 매워보이지 않는 라면과 낚지볶음면인가 하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라면이었다. 사실 불닭볶음면을 꼭 사고 싶어서 갔는데 핵불닭볶음면만이 남아있다니...아무리 급해도 저건 사고싶지는 않았다. 앞서 사재기를 한 사람들도 같은 마음이었나보다.  

(2) 쌀

쌀은 많다.

나는 핀란드에서 쌀요리는 해먹지 않아 자세히 보지는 않았으나, 구할 수는 있다. 맛있는 쌀일지는 미지수지만. 

 

(3) 기타 (김치, 고추장, 된장, 간장 등)

토요일 (3월 14일 기준), 김치, 고추가루,고추장,된장,부침가루,빵가루,카레 가루 등등은 의외로 구매하기 쉬웠다. 대체로 대용량을 구비해 놓고 먹는 재료들이라서 그런 것 같았다. 다만 의외로 간장은 찾기 어려웠다. 진간장을 구매하러 갔는데 국간장만 한바지로 남아있었다...

냉동식품의 경우, 만두는 바닥을 보이긴 했지만 꽤 남아있었다. 그러나 훗날 핀란드에 교환/유학을 가는 학생이 있다면 참고하시길. 핀란드 아시안 마켓에서 파는 냉동 만두는 비비고를 제외하고는 모두 쓰레기다...(참고; ) 나는 만두도 이렇게 맛없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III. 인종차별

이 부분에 대해서 아직 섣불리 말하기 어렵다. 아직 내가 직접적으로 당한 경우는 아직 없지만, 내가 당하지 않았다고해서 인종차별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내 지인 중 한 명인 아시아계 핀란드인은 요즘 자신을 바라보는 다른 핀란드인들의 시선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했다. 자신이 핀란드어를 쓰는 모습을 보아도 냉담한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즘엔 사람들의 시선에 지쳐 외출할 때 선그라스를 쓰고 스카프를 맨다고 했다. 그러나 현지 핀란드인과 달리 외국인인 나는 핀란드인들의 표정을 읽기가 좀 어렵다. 핀란드인들은 평소에도 표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이유 없음) 이게 평소 표정인지, 아니면 적대적인 표정으로 나를 보는 것인지 구별하기가 어렵다. 아직은 동양인에게 코로나 바이러스 으악 니네 나라로 돌아가라고 지랄하는 핀란드인들은 보지 못했다. 

 

핀란드인들의 감정 표현

 

 

IV. 헬싱키 대학교 (교환)학생들의 상황 

 

 

 

1. 헬싱키 대학교 학생들 

원래는 50명 이상의 수업만 취소가 된다고 했지만, 그 후에 다시 모든 수업이 취소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그덕에 내 친구 중 한명은 모든 수업을 종강까지 셀프 스터디로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아시아권으로 교환학생을 오겠다는 학생들의 경우, 중국행 교환은 모두 취소 되었다고 들었다. 다마 한국/ 일본으로 교환을 가는 학생들은 아직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모두 무사히 교환학생을 갈 수 있도록, 한국 상황이 빠르게 진정되기를 바란다. 

 

2. 헬싱키 대학교 교환 학생들

수업은 모두 온라인 모듈로 변경되거나 셀프 스터디 형식으로 바뀌었다. 헬싱키 대학교는 교환학생들에게 처분을 어떻게 할거라는 공지를 보내주지 않았다.  수요일 (3월 17일)이나 되어서야 교환학생의 처분에 대해서 결정이 난다고 들었다.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다. 이번 학기에는 한국 사람을 사귀지 않아서 그런가, 한국인들은 어떤지 모르겠다. 그러나 다른 유럽국가에 있는 한국 친구들 중에서는 귀국한 사람이 꽤 된다. 오늘 헬싱키 대학교로 교환 온 일본 학생들 중 대다수가 돌아가기로 결정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

요즘 밀프렙에 꽂혔다. 저번주는 닭 볶음탕 이번주는 샐러드다. 한 번 만들어서 쟁여놓고 여러번 꺼내먹는 걸 거창하게 표현하기. 이렇게 소소한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재미를 쥐여짜내야만 삶의 활력이 돈다. 마트에서 다른 것보다 조금 비싼 사과를 샀는데 넘 달고 맛있어서 감탄 했다. 덧붙여 요즘 재밌게 보는 미드가 있다. 상담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는 미드인데, 매 화가 흥미진진하다. 어제는 처음 가보는 길로 맥도날드에 갔다. 오랜만에 먹은 맥너겟에 스윗앤사워 소스가 맛있었다. 또 저녁에 달고나를 만들어 먹으려고 시도했다. 갑자기 어렸을 때 주말마다 아빠랑 만들어 먹었던 게 기억 났기 때문이다. (달고나 커피의 유행도 약간은 영향을 주었다.) 아근데 젠장 너무 오랜만에 만들어서 그런가 태워먹었다. 다음엔 이번의 실패를 참고해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이번주의 밀프렙, 샐러드. 두가지 샐러드 채소와 과일을 곁들여 먹는다. 

 

-

요즘 들어 한국에서 안부 연락이 많이 오고있다. 분명 한 달 전만해도 내가 난리치면서 가족과 친구들에게 연락을 때렸던 것 같은데, 참 인생 알 수 없다. 한참 좆되고 있는 유럽에 (아직까지)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런 말 하기는 민망하지만, 나는 잘 지내고 있다. 공부도 하고 취미 생활도 하면서 지낸다. 각자의 사정으로 한국에 돌아가거나/ 아직 돌아가지 않는 사람들 모두 자신의 선택이나 상황에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두 건강하게, 무사히 잘 지내기를 바란다. 

 

그럼 다시 만날 때까지, Moi moi! 

 

 

 

-참고한 사이트들

1. 핀란드 및 북유럽 코로나 현황 (3월 17일 기준) ; coronaboard. kr

2. 핀란드 휴교 관련 기사;

https://yle.fi/uutiset/osasto/news/finland_closes_schools_declares_state_of_emergency_over_coronavirus/11260062

어떻게 이 글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7박 8일의 여행 동안 좆같은 기분을 떨쳐 낼 수 없었던 여행이었다. 

현지인 친구 (및 지인) , 0에 가까운 기대감, 그럭저럭 괜찮은 날씨, 저렴한 물가, 도저히 망하기 힘든 여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불쾌감과 묘한 찜찜함만이 남은 여행이었다.  

3월의 스페인 여행, 이 첫글에서는 내가 스페인에서 당했던 인종차별에 대해 다룰 것이다. 

-

 

저 멀리 아프리카 모로코가 보이느 타리파의 바다

 

 

여행의 시작은 단순했다. 현지인 친구가 초대를 했고, 마침 방학이기도 해서 별생각 없이 여행을 떠났다. 

여행 행선지는 스페인 최남단의 항구도시 타리파 Tarifa, 그리고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으로 유명한 알함브라 궁전이 있는 그라나다 Granada 였다. 공항은 말라가 Malaga에 있었으나 말라가에 있던 시간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 

먼저 말라가 공항에서 해변에서 아프리카 모로코를 볼 수 있는 타리파 Tarifa 로 떠났다. 과연 절경이었다. 호텔도 전망이 좋은 곳이어서 창문을 열면 파란 해변과, 바다 건너 모로코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었다.  

그러나 스페니쉬 한 무리 사이에 동양인 하나, 이 이상한 조합때문인지 사람들의 시선이 떨어지지 않았다. 타리파 도시 전체에서 내가 동양인을 본 건 딱 한 번,이었다. 그마저도 가게의 점원으로 있는 사람이었다. 사실 한 바가지의 백인들 가운데 혼자 동양인이었던 경험이 많아 새삼스럽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들의 (무지와 호기심에서 비롯된) 촌스러움에 관대히 대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 시선에 짜증이 날 무렵 내 뇌리에 남은 첫 번째 인종차별을 경험했다. 

 

 

유형 1. 면전에 대놓고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외치는 스페인인들.

; 나도 몰랐던 나의 정체성을 친히 알려주고자 하는 친절한 스페니쉬들. 

좆같은 시골 촌구석에 짱박혀 있는 스페인 (혹은 유럽의) 사람들에게 동양인은 그저 걸어 다니는 코로나다. 

 

친구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 와중에 화장실을 가고 싶어졌다. 친구에게 동행을 요구하고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너무... 더러웠다...

인종차별 문제와 별개로 스페인의 화장실은 너무 더럽다. 물을 잘 내리지 않는 것 같다. 화장실에 6칸이 있으면 그중 2개는 휴지 뭉텅이가 내려가지 않은 채 있고,  2개는 분비물이... 묻어있으며 나머지 2개는 저 난리가 동시에 일어나 있다. 결벽증이 있는 사람들이 살 만한 곳은 아닌 것 같다. 물론 나는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 혹은 세비야에 가보지는 않아 다른 곳들은 어떤지는 모른다. 부디 이 문제가 타리파와 그라나다만의 문제이기를 바란다.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말이다.

아무튼 도저히 볼 일을 볼 수 없을 것 같아 나왔고, 내 뒤에 있는 사람들에게 영어로 화장실이 고장이 났다, 고 말했다.

그러자 내 뒤에 서 있던 두 명의 스페니쉬가 깔깔 웃으며 뭐라 뭐라 스페인어로 말하는 것이었다. 그 말에 밖에서 나를 기다리던 친구가 뭐라고 스페인어로 대꾸하고, 그 사람들은 다시 웃으며 내 친구에게 스페인어로 대답했다. 

단 하나도 알아듣지 못해 친구에게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니, 나를 가리켜 코로나 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외쳤다는 것이다. 내 친구가 당황해 나는 한국에서 왔으며, 그런 식으로 언급하는 건 무례하다고 말했으나, 그들은 웃으며 그저 농담인데 왜 그래? 이 지랄을 떨었다는 것이다. 좆같았다. 어쩐지 그들 뒤에 서 있었던 다른 사람이 난처한 얼굴로 No worries라고 말해서 화장실이 고장 난 것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려 깊은 사람이구나 했더니, 그 미친 스페니쉬의 말에 나를 위로한 것이었다. 개 같은...

 

 

(여담이지만 이후로도 동양인을 향해 코로나 바이러스 외치는 사람들을 몇 번 봤음에도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는데, 나중에서야 이유를 알았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닌, 꼬로나 비루스,라고 외쳤기 때문이었다. 앞부분을 놓치면 그게 바이러스 얘기를 하는지 잘 이해하기 힘들어서 바로바로 알아듣지 못한 것 같다.) 

-

그라나다라고 해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알람브라 궁전에 같을 때, 한 무더기의 중국계 단체 관광객들이 (아마 홍콩? 이쪽인 것 같다.) 나와 내 친구 옆을 지나갔다. 어떤 남자가 그를 앞서있는 동양인 관광객들을 향해 뭐라 스페인어로 소리쳤고, 그 말에 친구가 콧방귀를 뀌었다. 대충 뭐라했는지 감은 잡혔지만, 친구에게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니 코로나바이러스들이 코로나를 옮기며 다닌다, 뭐 이런 류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 때 알함브라 궁전에는 한국인 관광객들을 꽤 많이 볼 수 있었고, 단체 관광객들도 많았다. 간발의 차이로 그때의 한국 관광객들은 그 개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 미친 스페니쉬놈이 한국인과 중국인을 구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유형 2.  몸으로 말한다. 

;꽤나 클래식한 반응들- 목티 끌어올리기, 몸에 닿는 것도 거부하기. 

정도 없는 무식함에  감탄을 하게 만드는 빡대가리 스페니쉬들. 

-

알함브라 관광을 끝내고 친구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집 근처에서 한 사람이 나를 유심히 쳐다보더니 목티를 쓱 올리는 것이 아닌가. 날도 더운데 돌아벌인 것인가,라고 생각하며 지나가는데,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며 계속 목티를 붙잡고 있는 것이었다. 사실 이 전부터 동양인을 보면 목티 올리며 지랄하는 사람들이 있었더라라는 식의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었다. 그래서 올 것이 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었다. 

-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스페인은 신체접촉이 잦은, 굉장히 intimate 한 문화를 가졌다. 이번 스페인 여행에서 새로운 스페인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모두 나에게 빠짐없이 뺨을 맞대고 비쥬를 해주었다. 단 한 명만 빼고...

길거리에서 친구의 이웃을 만났던 적이 있다. 둘이 찐하게 비쥬를 하고 근황을 나누고, 나는 멀뚱히 서서 인사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 친구가 나에 대해 소개를 하자, 쪽쪽거리며 비쥬를 나누던 이웃이 스치듯 악수하고 재빨리 내 손을 뿌리쳐버리는 것이었다. 그건 악수라기 보단 쌀보리 게임에 가까웠다.

사실 그때 스페인에서는 교육 정책과 관련한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 친구의 부탁으로 시위에 머릿수나 채워주려고 갔던 것인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스패니쉬 한바가지인 무리에 동양인인 내가 참여한다? 안 봐도 뻔한 취급을 당할 것이 분명했다. 더불어 점점 유럽에서도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대규모 집회를 열다니... 정말 이 새끼들 돌아버린 게 분명하군이란 생각을 했다. 친구에게는 내가 동양인이라 다른 사람들이 패닉에 빠질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친구는 그 말을 듣고 굉장히 미안해하고, 속상해했으나 글쎄, 사실 나는 괜히 거기 있다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슈퍼 전파자 오명을 뒤집어 쓰고 싶지는 않았다. 대열에서 빠져나와 카페에서 친구를 기다리는데, 많은 사람이 모여 행진까지 진행하고 있었다. 코로나가 그렇게 걱정되면 대규모 집회를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들의 시위를 바라보는 내 모습 (출처; 트위터 직장인 짤봇) 

 

 

인종차별에 쓰는 에너지의 반만이라도 공중 위생을 지키고 코로나 예방 수칙을 공부하는데 썼더라면 확진자가 600명 (3월 9일 기준)에 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신들은 슈퍼 울트라 민족이라 전염병에 걸리지 않을 거라 믿는 자신감과 미친 상황에서도 그저 꽃밭인 대가리, 평생 우울증과는 먼 생활을 영위할 것만 같다. 정말 그 태도 배워야 한다. 

 

 

유형 3. 인종차별 심화 유형- 논점 흐리기. 

그들이 내게 친절했던 건 내가 그들(친구)의 친구이기 때문이다. 

 

말을 해도 알아듣지 못하니 솔직히 이길 자신이 없다.

 

 

사실 이건 쓸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이건 내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한 (영어가 가능한 현지 스페니쉬와 오래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황) 인종차별이라, 사실 적어봤자 나만 기분 나쁜 기억을 복귀하고 끝나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간력히 적어보자면, 그들은 앞서 말한 두 가지의 유형의 인종차별을 인종차별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저 일로 기분이 나쁜 건, 스페인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말하자면 문화적 차이를 받아들이지 못한 사람들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자세히 적자면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안 할 수 없어 핵심을 짚자면 그렇다.  그들의 말에 따르자면, 스페인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도 농담으로 눙치는 문화가 있고, 이건 코로나 문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더불어 (자기 생각에) 세상 모든 사람들은 어느 부분에 대해서는 모두 인종차별주의자이기 때문에, 자신들은 이것에 대해 세계인에 대한 일체감? 통일감을 느낀다고 한다. 

무식한 놈이 신념을 가지면 무섭다, 라는 말이 그때 내 머릿속에 떠오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우선 첫 번째 의견의 경우, 농담이라는 것은 당사자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에 대해 자신들(유럽 사회 혹은 스페인)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으면서 이를 농담거리로 삼는 것은 조롱이지 농담이 아니다. 실제로 코로나 발발 이후, 코로나를 핑계로 동양인애게 린치를 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스페인 사람들은 모든 사안에 대해 농담을 해~이건 문화적인 거야~라는 식의 코멘트야 말로 우스운 것이다. 아니, 어쩌면 이것도 문화적인 거라면 문화적인 거일 지도 모르겠다. 몇 백 년을 식민 지배를 통해 부를 축적해온 사람들의 문화적 천박함이 21세기에 들어서는 인종차별의 양상으로 나타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일정 부분에서는 인종차별주의자라는 후자의 의견에 대해서는, 솔직히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타인종에 대한 무지, 거부, 그리고 멸시가 만연한 세계에서 누구나 어느 정도는 인종차별적인 사고/행동을 한다. 그러나 이건 인종 피라미드의 최상위에 위치한 백인 남성이 감히 입에 올릴 만한 이야기가 아니다. 백인으로 태어나 단 한순간도 인종 차별에 대해 제대로 경험해 보지 않을 사람이, 인종 차별 문제에 있어 모두가 공평하게 잘못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기만이다. 그건 인심 좋은 아시안이나 흑인, 히스패닉, 혹은 아랍인이 우스갯소리로 던져야 하는 말이지, 내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종차별에 시달린 사람을 앞에 둔 백인이 할 말은 아니다. 

 

-

물론 모든 스페인 사람들이 저렇게 행동하는 것만은 아니다. 내 친구만 해도 다른 스페인놈들이 나에게 치나 (차이나), 혹인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부를 때마다 나를 대신해 화를 내주었다.

그러나 나는 내가 운이 좋은 케이스라는 것을 알고 있다. 모든 일상의 상황에서 통역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고, 저 미친 스페인 대머리 새끼가 뭐라고 했는지 얘기해줄 사람이 있었고, 또 거기에 싸워줄 사람이 있었기에 사소한 다툼이나 불편함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현지인들과 함께 다니지 않았다면, 분명히 더 많은 인종차별과 불친절을 경험했을 것이다. 

 

-

북부 이탈리아를 기점으로 유럽에도 점점 코로나가 퍼지고 있다. 더불어 많은 유럽 국가들이 충분한 의료 인프라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들었다. 아직 유럽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걱정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뭐... 코로나에 지지 않는 우월한 인종을 가진 백인들은 알아서 잘 헤쳐나가겠지. 나는 그저 미천한 아시안인 답게 비말 감염에 신경 쓰며, 사람이 많이 모인 집회에 가지 않고, 손을 깨끗이 씻고 얼굴을 만지지 않으려 아등바등 노력해야 할 뿐이다. 

 

 

그렇게 유난을 떨더니 니네도 결국 (이승과) 헤어졌구나...

 

수강 신청 두 개를 reject 당하고 나니 내가 왜 이 고생을 하면서까지 핀란드에서 공부를 해야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남들 다 졸업하고 취직하는 이 마당에 굳이? 핀란드까지 가서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가 있나 싶은 것이다.

 

일 년이면 뭐 길긴 해도 적당한 느낌인데, 일 년 반을 넘어가니 시간을 허송세월 보내고 있는 느낌이 든다.

물론 영어도 늘고, 좋은 경험도 많이 하기는 했지만 다음 학기에 계획한 만큼 전공 학점을 못챙겨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막막해진다. 

 

그리고 지금 계절학기를 들으니, 모국어로 수업을 듣는 게 이렇게 재밌는 일인지 새삼 느낀다.

수업이 너무 재밌다. 한국어로 듣는 수업...정말 재밌다. 

그만 두고 싶다. 마지막 학기를 내가 계획한 대로 잘 보낼 수 있을지, 회의적인 마음 뿐이다. 

 

 

공부가 너무 어렵다. 석사 수준의 수업이라는 건 알았지만 이정도로 따라가기 힘들 줄은 몰랐다.

이번 학기 수업도 별로 듣지 않아서 매달리면 할 수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일단 존버는 해보지만 글쎄...잘 모르겠다. 

 

공부를 하는 게 힘들어서 괴로운 적은 있었지만 공부가 어려워서 괴로운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인생...

 

이 글은 남겨놓고 학기 말에 어떻게 됐는지 성지순례용으로 남겨 두어야 겠다. 

우리 존재 파이팅

저번 학기 핀란드로 교환학생을 오면서 나 스스로 다짐했던 게 있다. 유럽으로 교환까지 온 이상, 좋은 오케스트라 공연을 들을 수 있는 건 다 듣고 다니자, 라는 것이었다. 더더욱이나 시벨리우스의 나라에까지 왔는데 어떻게 오케스트라 공연을 안들을 수 있겠는가! 

이 글은 10월 한 달 동안 들은 오케스트라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10월 4일 헬싱키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EMPEROR

황제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한 이 날 공연의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주제가 명확히 보이는 프로그램 

 

-Ode to Napoleon; 음... 음... 내 취향 아니었다. 들으면서 얼른 이 시간이 끝나기만을 바랬다... 빨리 베토벤 들려 달라고...

-Eroica는 정말 좋았다.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었다.

-Emperor; 사실 가장 기대했던 건 Emperor이었는데, 베토벤이 나폴레옹을 생각하며 곡을 만들었다 그의 변심에 실망해 제목을 바꾼 바로 그 곡! 생각보다 덜 멋있었다. 떼잉...

 

사실 이 날 내 옆자리에 (흔하지 않게) 계속 대화를 나눈 사람이 있었다. 와, 드디어 핀란드에서 클래식 좋아하는 친구를 사귀는구나 했는데, 시벌탱 사 2B였다. (검색으로 유입되는 것도 짜증 나니까 단체 이름은 적지 않겠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게 핀란드까지 와서 사01ㅂ1를 만나지? 덕분에 공연 후반은 거의 정신이 딴 데로 샌 상태에서 공연을 들었다. (그래도 Eroica는 좋았다! 젠장 집중해서 들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래서 한 달이 넘어간 이 시점에 거의 기억이 남아있지 않는다 흑흑... 그러니 모두 핀란드나 해외에  나가서도 조심하시길.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갑자기 친근하게 말을 거는 사람은 무조건 경계하고, 쉽게 신상을 넘기지 말 것!

특히 핀란드처럼 개인주의가 횡행한 문화권에서, 생판 모르는 외국인에게 말을 거는 현지인은... 정말 조심해야 된다. 설마 해외에서도 4 E B가 있겠어? 하는 안일한 마음이... 당신의 하루를 망칠 수 있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충고이다... 흑흑...

 


 

10월 11일  조성진 리사이틀 

   Helsinki Radio Symphony Orchestra 주관, 조성진의 피아노 리사이틀 공연이 열렸다. 젠장 사실 나는 조성진이 RSO와 협연하는 줄 알고 간 건데, 막상 가보니 피아노만 달랑 있었다. 프로그램을 확인하지 않고 조성진 이름만으로 예매한 패단인 것이다...껄...껄... 한국에서는 표도 구하기 힘든 조성진 공연을 보면서 배부른 소리인 줄은 알지만, 나는 사실 피아노 공연에는 큰 흥미가 없다. 나는 오케스트라 공연만 관심이 있다. 오페라고 뭐고 다 싫고 오로지 오케스트라! 공연만 좋다. 금관 악기 짱! (합창은 좀 별개로 치지만 아무튼) 

이 날 조성진이 Helsinki Music Centre에서 연주한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개인적으로는 슈베르트가 제일 좋았다. 

 

공연은 정말 아름다웠다. 조성진에게 비빌 만 한 것이 하나 없음에도 국적 하나 같다는 이유만으로 친한 척하고 싶어 질 정도로 아름다운 공연이었다. 활자로 표현하기에 그 아름다움을 다 담지 못할 정도이다. 물방울이 또록또록 수면 위에 떨어지는 소리 중 가장 아름다운 소리, 혹은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의 미적인 이데아와 같다는 것이 그나마 비슷한 표현일 것 같다. 다만 인터발 후 리스트(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는 약간 이중인격자의 음악 같았다. "?? 뭐임?"의 연속인 멜로디였다. 

정해진 프로그램이 모두 끝나고서도 조성진은 앵콜로 두 곡이나 더 연주해줬다! 혜자콘,,, 내 옆에 앉은 핀란드 남학생은 처음 앵콜곡을 할 때에도 신나서 열심히 박수를 치더니, 한 곡 더 앵콜을 하러 나오자 뭐라뭐라 신나서 핀란드어로 탄성을 질렀다. 그렇게 신난 핀란드 사람은 처음 봤다. 조성진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그리고 조성진... 정말 머리숱이 풍성하다. 구린 자리여서 가까이서 보지는 못했지만, 멀리서 내려다본 조성진의 머리숱은 정말 빽빽했다. 또한 미디어에서 항상 조성진의 얼굴만 보다가 전신을 다 보니 마른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큰 관심이 없어서 조성진에 대해 흐릿한 인상만을 가지고 있었는데 (빵빵하고 하얀 얼굴) 이 날 공연을 이후로 풍성한 머리숱과 마른 신체라는 이미지를 업데이트하게 되었다. 

마르고 머리숱이 풍성한 조성진

 

공연이 끝난 후, 핀란드 친구에게 (무려) 핀란드 헬싱키 뮤직홀에서 한국인 연주자의 공연을 봤다는 걸,,, 자랑하고 싶었다,,, 다행히 몇 달 배우지 않은 핀란드어로도 조성진이 한국에서 왔다는 것을 표현하기는 충분했다. 나는 국뽕도 없고 인터넷 밈으로만 도는 국뽕 콘텐츠조차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 간신히 매국노만 면한 수준으로 애국심이 없는 사람이지만 조성진 공연은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었다. 두유노 조성진? 

 

> 잠깐 핀란드어! 

ㅇㅇㅇ 은 한국에서 왔다/ ㅇㅇㅇ은 한국 사람이다라는 것을 핀란드어로 어떻게 표현할까?

 1. Pianisti, Seongjin -Cho  on kotoisin Koreasta.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한국에서 왔다. 

2. Pianisti, Seongjin- Cho on Korealainen.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한국인이다. 

조성진 대신에 원하는 주어로 바꾸면 된다. 

 

조성진을 좋아하는 친구에게 이 날 공연을 녹화한 라이브 영상 링크를 보내주니 자기가 산 CD에서 항상 나오는 곡이라며 좋아했다. 덕계못은 진리라더니 하하하. 조성진 팬이 아님에도 계를 탄 사람으로서 내 자리를 대신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참고로 이 날 공연은 전부 매진되어 스탠딩석만 남아있었다. 

 

이 날 조성진 공연 실황은 다음 RSO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링크의 ★을 지우고 들어가면 된다.) 

https://yle.fi/aihe/tapahtuma/★2019/10/11/frso-festival-my-black-and-white-love

 

FRSO-Festival - My Black-and-white Love

Seong-Jin Cho, piano BUY TICKET

yle.fi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고 나오면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듣고 나온 후의 정신적인 만족감은 내적으로 뭔가 정화된 기분을 준다. 또한 공연이 끝날 때마다 팔이 떨어질 때까지, 끊임없이 치는 박수는 혈액 순환을 돕고 내장 기능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신체의 건강도 향상한다. 클래식 공연을 보러 오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유독 정정하신 이유는 공연이 끝날 때마다 치는 박수의 효능 때문이 아닐까...

 

 

  어제, 그리고 오늘 새벽까지 서양 문화권에서나 즐긴다는 할로윈 파티를 다녀왔다. 말이 할로윈 파티지 사실 분장 빼고는 다른 파티와 다를 바 없었다. 늘 그렇듯 파티가 맥주나 마시며 친구들과 춤을 추는 자리지만, 이 날 파티는 좀 기분이 묘했다. 파티 전에 있었던 일과 더불어 음... 외국에서 비주류 국가의 외국인 여성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날이었다. 그래서 원래 쓰고 있던 글들과, 쓰려고 했던 것들을 제쳐두고 먼저 이 주제에 대해 글을 쓰게 되었다. 


 이 날 할로윈 파티 전에 2번의 언어 교환 미팅이 있었고, 각각 3시간 반 , 4시간 반씩 진행되었다. 하루에 너무 많은 외국어를 써서 그런가 뇌가 꽉꽉 쥐어짜진 수세미가 된 기분이었다. 다 때려치고 잠이나 자고 싶었는데, 기회가 있을 때 놀아야 된다는 마음과 양놈들이 즐기는 할로윈 파티가 얼마나 재밌는지 궁금한 마음이 혼재되어 홍삼 및 각종 영양제를 주워 먹고서 집을 나섰다. 

  파티에 참여하다보면 별 꼴을 다 보는데, 한국에 있을 땐 클럽을 가본 적이 없어서 그런가 이게 클럽의 평균인지 아니면 서양인들의 평균인지 알 수 없다. 다만 술에 (거의) 취하지 않은 사람이 보기엔 파티 안 사람들은 너무나 추접스럽다. "부비부비" 따위의 유아적인 단어로는 그 추접스러움을 설명할 수 없다. 파티는 마치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와 비슷한 양상을 띤다. 자신을 중심으로 삼면의 사람들이 모두 키스하고 있는 장면을 흔히 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이라서 그런가 여남, 여여, 남남처럼 조합도 다양하다. 더불어 한국 언론에서 숭하다고 난리를 친 k-아이돌들의 춤은 암것도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정말 음란하기 이루 말할 데 없는 춤을 테이블에 올라앉아 추고 있는 인간들을 보면 집에 가고 싶어 진다. 물론 바 안에 모든 사람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러나 10초에 한 번씩은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솔직히 지금까지 파티나 클럽, 바 같은 곳을 갔단 온 후기를 봤을 때, 대체로 "광란의 밤" 이라는 표현을 많이 써서 나는 정말 클럽 안 모든 사람들이 춤생춤사 댄싱 머신 이런 건 줄 알았다. 각기춤 웃는 광대 춤 무대를 지배하는 댄스 브레이크 이런 댄스파티인 줄 알았는데 그저 외국 버전 덩실덩실 판이었다. 필자는 댄싱보다는 싱잉파라 출 수 있는 춤이라고는 관광버스 춤 밖에 없는데, 이런 스스로가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느껴질 정도로 추접 아님 덩실 판이다. 

내가 기대한 외국인들의 춤사위

 

실제로 본 외국인들의 춤

 

그 안에서 선방하고 있는 나

 

아무튼 체력도 정신적인 에너지도 모두 딸리는 상황에서 동행들까지 늦어 혼자 빈 속에 술을 마셨더니 좀 더 센치해졌다. 그래도 결국 동행들과 합류하고 와서 댄스 플로어로 가는데, 늘 그렇듯 내가 아는 노래는 거의 없었고 사람은 많았다. 할로윈이라 그런지 엄청나게 많은 남자 조커들이 있었다. 구렸다. 

  그런데 그런 조커 나부랭이들보다 눈에 띄는 복장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내 기분을 이상하게 만들었던 남자들. 바로 코르셋을 입은 남자들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바 안에 워낙 추접스러운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남자가 여자옷을 입었다는 건 별로 놀랄 일도 아니었다. 문제는 코르셋이었다. 그걸 입은 남자들을 보자마자 입을 게 없어서 저걸 주워 입고 앉았네,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물론 아름다움이 여성의 미덕임을 강요받았던 사회에서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코르셋 때문에 인간적을 삶을 살지 못한 여성들이 얼마나 많았는지에 대한 건 그들이 알 바가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구 반대편 쥐방울 만한 나라에서 현대적인 코르셋에 대한 논의가 얼마나 박터지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서로 검열하고 싸우고 치열하게 사유하며 좀 더 인간적인 삶을 위해 용기를 내는 사람들이 있는지 알 수 없을 것이다. 가부장의 나라에서, 여성 혐오적인 문화가 싫어 도망치듯 나온 사람으로서 여성 착취의 상징을 입고 신나서 춤을 추는 남자들을 보니까 기분이 묘했다. 아니 좋지 않았다. 물론 남자들이 자진해서 스스로를 성적 대상화하는 건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 모습이 여성을 착취하는 방식으로, 사회적으로 응당 여성이 해야 하는 걸 남성이 뒤집어씀으로써 이루어지기를 바란 것은 아니었다. 그 남자들은 할로윈 파티가 끝나면 분장을 벗고 코르셋과 상관없는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러나 남은 여성들은 아니다. 모양만 달리 했지 여전히 존재하는 코르셋들과 싸우며 사는 사람들을 한국에서 너무나 많이 봐 왔다. 그래서 여기서 친구들과 어울린다는 핑계로, 파티니 클럽이니 하는 여성 혐오적 문화에 일조한 것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정신차려야 한다.

 

요즘 내 행동은 말할 가치도 없이 부끄러운 행동들 뿐이었다. 

 

  그리고 이 곳에 적을 순 없지만 앞서 있었던 두 번의 미팅에서도 말하기는 애매한 조금 슬픈 경험을 했다. 사실 이 날의 진짜 문제적 경험은 다른 것보다는 이 두 번의 미팅에서 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여기에 언급하지 않아 글에 핵심이 없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앞서 말한 코르셋을 입은 남자들을 본 것과 비슷한 맥락의 일이 일어났다. 같은 이익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같은 일상을 공유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피곤한 일이라는 것을 이 날 깨닫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핀란드 생활은 반짝반짝 예쁜 비눗방울 안에 들어가, 동동 떠서 동화 속을 바라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어제 이후로 거품이 팡 터져 다시 바닥으로 내려온 기분이 들었다. 내가 지금까지 외국에서 즐거웠던 건, 그 모든 짜증나고 답답한 현실과 분리되어 살았기 때문이다. 이건 핀란드가 안전하고, 사람이 적고, 상대적으로 인종차별이나 치안 문제에서 안전했다는 점도 한몫했던 것 같다. 집중해서 듣지 않는 이상 외국어로 된 심각한 이야기는 흘려듣기 마련이고, 다국적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원채도 안 하던 예민한 주제의 이야기는 더 하지 않았다. 친구들과 함께 할 때에도 좋고 즐거운 이야기만 했지 정치니 사회니 이야기는 겉핥기 수준의 이야기들 뿐이었다. 그러나 내가 이제 입이 트고, 외국인들과 얘기하는 게 어렵지 않게 되면서부터 조금 달라졌다. 부정적인 방향으로 경험의 폭이 넓어지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이라는 비주류 나라에서 온 동양 여성으로 사는 게 뭔지 점차 깨닫고 있다.

레진 웹툰- 청건, <여자친구>

 

그러니까 나는 한국에 있으면서는 나와 같은 이익을 공유하는 사람들, 즉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여성 친화적인 여자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었다면, 핀란드에서는 한동안 귀를 닫고 교류 없이 지내며 나만의 세계에 빠져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외국에 나와 산지 1년이 다 지나서야 조금은 현실적인 시선을 갖게 된 것 같다. 그동안 나름 냉철하게 현실을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그저 아무하고도 부딪히지 않고, 아무것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지내고 있었던 것 같다. 마치 우물 안에서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여전히 한국에는 들어가기 싫다. 핀란드를 떠난다는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난다. 다만 한국에 있는 친구들 사이에, 공부하던 본교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간만에 들었다. 

 


  여행 이후로 즐거운 일은 일어나지 않는 것 같다. 기대했던 수업은 생각과 달리 실망스러웠고 할만 할 거라고 예상했던 수업은 존나 미친 듯이 빡세 이걸 패스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나를 유일하게 위로해 주는 건 이번 달 들어 각각 다른 사람에게 들은 영어를 잘한다는 칭찬뿐이다. 하하하. 내 얼마 안 되는 학부 시절의 반을 지옥으로 만들었던 원인이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나에게 가장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정확하게는 영어 그 자체라기보다는 성취감이라고 말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요즘엔 성취만이 나에게 기쁨을 준다. 핀란드까지 와서 제대로 하는 거 하나 없이 살고 있다는 생각에서, 좆같은 순간순간들에게서 빠져나가게 해주는 것 같다. 영어 실력이 영 늘지 않는 것 같았고, 어떻게 잘 되어가고 있는지 확인할 바도 없었는데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여러 명에게서 확인하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 잘하고 싶다. 즐거운 순간에는 타인과 함께지만 힘든 순간에는 언제나 나 혼자뿐이다. 그리고 나만이 좆같은 순간에 빠져나갈 수 있는 힘이 된다. 어떤 것도 위로가 되지 않는 순간에 내가 이룬 것이 위로가 된다는 사실을 알 게 된 건 좋은 일이다. 

 

10월도 다 끝나간다. 남은 기간도 잘 살아야지. 공부도 열심히 하고. 

 

 

다 잘 될 거야라는 의미의 Shaka "Hang loose" -영화 캡틴 마블 일부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바쁘던 일상이 마무리되어, 이제야 글을 올릴 수 있게 되었어요.

날이 많이 습하네요. 오늘도 힘내서 본론만 올리겠습니다. 

 

 

오늘은 핀란드 헬싱키에서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기차 타고 가는 방법에 대해 포스팅하겠습니다. 

사실 저는 헬싱키가 아닌 라ㅎ띠 Lahti라는 곳에서 탔지만,

준비물 및 표 예매 방법, 도착 후 러시아에서 지하철 이용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준비물

 

-여권

-Residence permit card

;장기적으로 체류하시는 경우 요구할 수 있음 (e.g. 교환학생, 유학생...)

-필기구;

입국 신고서 비슷한 거 적어야 할 때 필요함.

-(만약을 대비한) VR 기차표 출력물;

국경 지역의 경우, 와이파이 연결이 썩 좋지 않음. 데이터도 마찬가지.

 

 

이게 전부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한국 국적을 가지면 러시아를 갈 때 비자가 필요 없기 때문에 여권만 잘 챙기시면 됩니다.

 

 

 

 

 

 

 

2. 기차표 예매 방법

 

 

 

VR 홈페이지에 들어가셔서 예약하시면 됩니다.

; https://www.vr.fi/cs/vr/en/allegro-train-ticket-prices

 

 

이 홈페이지로 들어가셔서

 

From; Helsinki

To; St. Petersburg (Finljandski)

로 예매하시면 끝!

 

참고로 러시아는 특이하게도 도착지를 역 이름으로 붙입니다.

괄호 친 부분에 핀란드 역이라고 써져 있는 거 보이시죠? 

돌아올 표를 끊고 싶으실 때는 반대로 입력하시면 됩니다~

 

 

 

 

3. 기차 안

가는 동안 두 번 여권에 도장을 찍습니다. 

핀란드에서 한 번, 러시아 국경 넘어서 한 번.

 

요구하는 서류 보여주면 별 다른 말 없이 도장 찍고 끝납니다. 

 

다만 들어갈 때 입국 서류서 같은 얇고 꾸깃꾸깃한 종이 한 장 줍니다.

그 종이는  핀란드로 다시 들어올 때 보여줘야 하니 꼭꼭꼭 챙기세요!

꼭입니다 꼭이요!

 

(정말 칸이 작고 힘줘서 쓰면 찢어질 것 같은 종이라서 핀란드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힘들게 쓰시더라고요.)

 

 

 

4. 핀란드 역에서 러시아 지하철 타는 방법. 

핀란드 역에서 러시아 지하철은 굉장히 가깝습니다. 

 

 

출구에서 나오셔서 왼쪽으로 가셔셔, 건물의 끝 부분에서 다시 왼쪽으로 도시면

바로 옆에 정말 대충, 대충 지하철 역이 있습니다. 

아 이거 지하철역 맞아...? 할 정도로 허름한 입구이기 때문에 긴가민가 하실 겁니다.

들어가자마자 매표소가 있고 뭔가 요란하게 검문대가 여러 대가 있다면 맞게 가신 게 맞습니다.

 

참고로 자동 매표기는 영어가 지원된다고는 하나 영어 모드가 무색할 정도로 러시아어로 범벅이 되어있고

매표소 직원분들은 영어를 거의 못하니 구글 지도를 켜고

목적지를 보여주면서 표를 구매하시면 됩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러시아 지하철 역의 에스컬레이터

 

 

표 끊고 들어가면 이렇게 어마무지하게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러시아 지하철을 타게 됩니다.

의외로 영국이나 프랑스 지하철보다 훨씬 깨끗하고 쾌적합니다. 

그리고 시가지로의 연결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여행 중에 자주 이용하시면 좋을 겁니다!

 

 

 

 

 

 

 

 

 

오늘 포스팅도 잘 보셨나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가로 궁금하신 게 있다면 댓글 달아주세요.

 

우리 모두 장마를 잘 이겨냅시다. 

파이팅!

 

다음 포스팅에서 뵐게요 스파시바!

안녕하세요!  

모두 한국의 여름을 잘 버티고 계신가요? 

 

더운 만큼 더더욱 길게 글을 쓸 기운이 안 나네요...

오늘도 본론만 빠르게 치고 빠지는 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다룰 주제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숙소맛집 추천입니다. 

 

 

 

러시아 박물관의 묘한 나무 인형. 개인적으로 이런 나무 인형을 기념품으로 팔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숙소

 

제가 4박 5일 동안 머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숙소는 소울 키친 호스텔 (Soul Kitchen Hostel)입니다. 

 

장담합니다. 굉장히 좋습니다.

 

 

 

#1 숙소 시설 관련 

 

1. 우선 숙소 자체가 굉장히 청결하고(매일 바닥 청소를 합니다.) ,

 

2. 캐리어 32인치 2개를 펼쳐놓고도 남을 만큼 넓습니다.

 (호스텔 개인 숙소 안에 4인용 침대+침대형 쇼파 &큰 쇼파형 의자 하나가 들어가는데도 방이 넉넉합니다. )

 

3. 또 침대마다 커튼이 설치되어 있어 호스텔임에도 프라이버시 보장이 됩니다.

 

+채광도  좋습니다! 

 

일인용 침대인데도 2명이 들어갈 만큼 널찍하며 충전용 플러그(220V)와 전등이 양 옆에 2개씩 있습니다. 

 

 

#2 숙소 서비스 관련 

 

4. 드라이기 및 슬리퍼, 수건을 전부 (빌려) 주고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자체 제작 지도를 배부합니다.

(이 지도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특히 이 지도 때문에 정말 맛있는 소련스타일 도넛 집을 갈 수 있었습니다!) 

 

5. 조식을 무료로 주고 (사과를 넣은 두툼한 팬케이크입니다.)

커피, 코코아, 과자 및 시리얼 파스타를 무료 제공합니다. 따라서 소스만 마트에서 사신다면 식사는 쉽게 해결됩니다!

 

 

아침에 무료로 제공되었던 팬케이크. 여기에 따뜻한 커피 한 잔이면 완벽한 하루의 시작!

 

 

 

 

6. 호스텔 크루들이 영어를 잘해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으며 처음 갔을 때 호스텔을 쭉-한 바퀴 돌면서 모두 설명을 해줍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쉽게 요청하실 수 있을 겁니다.

 

7. (침대가 있는) 숙소뿐만 아니라 호스텔 자체가 규모가 굉장히 커서, 게임룸, 작업 룸 (애플 모니터?로 보이는 데스크톱 3개 구비 등) 등 여행이 힘들 때 호스텔에서 즐겁게 놀고 쉴 수 있습니다.

 

 

인기가 많았던 운하가 보이는 테라스! 매일 저녁이면 모두 노트북을 들고 호시탐탐 이 자리를 노리곤 했습니다. 

 

8. 무엇보다 여행지에서 친구를 사귀고 싶으시다면 적극적으로 추천드립니다.

매일 저녁 게스트들끼리 즐기는 요리교실을 열고 있으며, 호스텔 거실에 커다란 빔 프로젝터와 쇼파가 있어 

유로비전, 영화 등등 같이 보고 즐길 수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턴테이블과 LP판도 구비되어있습니다.

저는 소심해서 이번엔 사용하진 못했지만 다음번에 가면 꼭꼭 돌려 음악을 들어볼 생각입니다!)

 

 

 

#3 관광 편의성 관련 

 

9. 숙소에서 네브스키 대로 및 에르미타주 궁전까지 걸어서 10분~15분 정도, 성 이삭 성당까지는 5분 정도 걸립니다. 

 

 

 

결론 : 별 ★★★★ 수준의 수준의 숙소이다. 

 

 

 

 

제 이전 리뷰를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저는 대체로 다 그냥 그래-별로 수준의 평가를 자주 합니다.

앞으로 제가 쓸 리뷰들에서도 대체로 엄청 나쁘지도 않았지만 엄청 좋지도 않았다, 정도의 평이 이어질 텐데요.

소울 키친 호스텔은 장담하는데, 앞으로도 제 인생에 몇 안 되는 극호 수준의 경험일 겁니다. 

 

오스트리아 리뷰를 먼저 쓰고 상트페테르부르크 리뷰를 다음에 썼다면 독자분들도 좀 더 쉽게 와 닿으실 텐데,

상트 리뷰를 먼저 써서 제가 허버 허버 추천을 하고 다니는 사람일 줄 아실까 봐 덧붙입니다...

 

 

 

여담이지만, 좋았던 기억에 대해 쓰는 건 정말 쉬운 일이군요! 

그냥 술술술 마음 가는 대로 쓰니 머리 쥐어짜 낼 필요도 없고,

별로 좋지 않았던 일들을 상기하느라 스트레스받을 일 없고(오스트리아 편...) 너무 좋습니다! 하하하

 

 

 

 

#음식점

#1 식사

1. 조지아 음식 (Phali Hinkali)

2. 조지아 음식 (Mamalyga)

3. 러시안 파인 레스토랑 (All seaosons) 

  

 

#2 디저트 

1.★ 소비에트 스타일 도넛 집

2. 러시안 파이 

3. 러시아 꿀 케이크 

 

 

 

 

 

 

#1 식사-1 조지아 음식점 Phali Hinkali

 

 

샌드위치! 제 기억엔 치킨이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가물가물) 아마 230 루블 정도 했던 것 같아요.

 

 

 

 

왕크니까 왕맛있다

 

 

 

맛있는데 양도 많고 저렴하기까지한 일석삼조의 레스토랑!

 

(참고로 저는 가성비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장담하는데 앞으로 제 리뷰에 가성비라는 단어가 쓰였다, 하면 해킹을 당했거나 제가 돈에 미쳐 블로그를 팔아버린 것일 겁니다.)

 

 

#Phali Hinkali  레스토랑에서는 러시아식 치킨?포크? 샌드위치 하나와 조지아식 양고기 힝깔리(힌깔리,만두) 2개를 시켰습니다.

 

방긋방긋 잘 웃는 미남 러시아 서버가 친절하게 주문을 받아줍니다.

저 때 조식을 못먹고 와서 배가 굉장히 고팠던 상태였는데(손이 조금 떨릴 정도), 저 샌드위치 하나만 먹고도 정말 배불렀습니다.

 

 

5월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꽤 더웠는데, 에어컨을 쾌적하게 틀어놔서 좋았습니다. 내부도 넓은 편이구요.

후기를 보니 인기가 좋은 편이라 바로 먹지 못할까봐 걱정했는데 웨이팅없이 바로 들어갔습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인, 중국인 관광객이 없더라고요. 

제가 그 레스토랑의 유일한 동양인이었습니다. 

그래도 웨이터들은 영어 문제 없이 하고, 영어 메뉴판도 구비되어 있습니다. 

 

 

 

러시아식 만두. 저기 저 손잡이 같은 부분을 잡고 피를 물어뜯은 다음 육즙을 먼저 마십니다. 

 

어디서 먹어도 평타는 치는 조지아 만두! 

러시아 미남 서버가 와서 어떻게 먹는 지 아냐고 물어보고, 모른다고 하면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러시아 미남 짱

 

#Phali Hinkali  총점

 

맛 ★ 

서비스 (서버 태도, 실내의 쾌적함) 

가격 ★★ (맛과 서비스에 비해 굉장히 합리적인 가격) 

 

총점 ★.☆ 3.6

 

 

 

 

 

#1- 2. 조지아 음식 (Mamalyga)

양고기 샤슬릭과 소고기 필라프

광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의 조지아 음식점. 

  

다른 메뉴를 시켰기에 비교는 할 수 없지만 그냥저냥 보통의 맛이었습니다. 

맛이 없지는 않았는데요. 그렇다고 엄청 대박! 완전 맛있다! 수준의 음식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샤슬릭 맛, 그냥 소고기 필라프맛입니다.

 

관광객을 타겟으로 했는지 여타 다른 러시아 음식점과 달리 가격이 좀 있는 편이며, 중국어 한국어로도 메뉴 지원이 된 걸로 기억합니다. 

여기도 미남 러시아 직원이 자기 영어 잘 못한다면서 약간 부끄러워 하면서 주문을 받긴 하지만 의사소통에 문제 없을 정도로는 영어를 합니다. 

 

 

Mamalyga 총평 

 

맛 ★.5  (정말 평타)

서비스  (불친절하진 않은데 실내가 약간 덥고 주문과 서빙이 느립니다. 손님이 없었는데도요.)

가격 ★  (그냥 저냥 관광지 가격. 차라리 Phali Hinkali를 두 번 가는 게 나을 듯 합니다.)

 

 

총점 ★.5 (2.5) 별로 특별하지 않은 레스토랑이다. 

 

 

 

 

 

 

#1-3. 러시안 파인 레스토랑 All seaosons 

 

 

 

사과 퓨레와 소고기 미디움. 바닥까지 핥아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러시아가 왜 식도락의 도시인지 보여주는 레스토랑! 분위기 있는 한 끼 식사를 하고싶다면 추천!

 

 

 

러시아만큼 음식의 퀄리티가 가격과 상응하지 않는 곳도 없을 겁니다. 

흔히 프랑스를 미식의 나라라고 하지만 글쎄요...두 곳 모두 가본 저조차도 러시아가 있는 한 미식의 나라 타이틀은 프랑스가 가져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체로 맛과 가격은 비례한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러시아만큼은 예외로 어딜 들어가도 맛있기 때문에 레스토랑의 가격을 신경쓰지 않고 다녔습니다.

그러다 문득 러시아에서도 가격대가 좀 나가는 곳의 음식은 어떨까? 라는 궁금증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들어가봤습니다.   #All seasons  레스토랑! 

 

지금 사진을 다시 보니 조금 절망스럽게도 그 예뻤던 플레이팅이 제대로 담기지 않은 것 같네요...

하지만 실물이 5배 정도로 더 괜찮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맛은... 와...정말 너무 맛있었어요...

정말...정말 너무 맛있었습니다...

소스를 핥핥 핥아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고요...(실제로도 포크랑 나이프로 싹싹 긁어먹었습니다.)

 

솔직히 양은 쥐꼬리만했지만 다 먹었을 때는 배가 2/3 정도로 찼었는데요.

다 먹고나니 이대로 가기엔 아깝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하나 더 시켰습니다...

왜냐면...그렇게 하나 더 시켜도 다른 나라에서 시키는 것보다 훨씬 싸기 때문에...

 

소고기 + 매쉬드 포테이토 메뉴를 시켰는데도 서버분이 테이블까지 오셔서 바로 구워주십니다. 

옆에서 막 불쇼를 하시는데요...정말...정말 좋았습니다...

동영상을 첨부하고 싶은데 용량 초과로 올릴 수가 없네요. 아쉽습니다...

 

 

소고기와 매쉬드 포테이토! 역시 플레이팅옆 예술인데 반해 사진은 별로입니다. 

 

 

솔직히 맛은 그전 요리가 더 맛있었습니다.

그냥 앞의 소고기랑 사과퓨레를 한 번 더 먹을 걸...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이 때 배가 너무 불러서 앞의 요리만큼 인상깊지 않은 건가? 했지만 그냥 앞의 요리보다 맛이 덜하기 때문인듯 합니다. 

 

 

Phali Hinkali가 100~200 루블대, Mamylaga가 300~500 루블대였다면

All seasons는 기본 500~700루블 정도 하는데요.

그래도 여행의 마무리, 혹은 분위기 있는 한 끼를 하고 싶으시다면 자신있게 추천드립니다.

 

 

 

#All seasons 총평 

맛   >소고기+사과퓨레는 ★, 소고기와 매쉬드 포테이토는 ★ 입니다. 

서비스 ★.5 약간 정신사나운 서비스...레스토랑 컨셉에 비해 엄청 좋은 서비스를 받았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가격   (러시아치고) 비싼 레스토랑이지만 맛에 비해 합리적. 

 

 

 

 

 

 

 

 

 

 

 

여러분 이번 포스팅도 즐겁게 보셨나요?

저도 좋았던 기억을 곱씹어가면 즐겁게 리뷰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지친 관계로 러시아 디저트점 리뷰는 다음 편으로 미루려고 합니다 ㅜ.ㅜ

 

다음 편에는 러시아 디저트 가게 추천 및 관광지 팁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우리 모두 여름의 더위에서 살아남아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러시아 박물관의 쌍두마(?) 다른 게 아니라 이런 걸 기념품으로 내야 합니다. 

 

 

 

 

 

푸틴의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기념품. 

 

 

미친 요오물 라스푸틴의 도시,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너무나도 매력적인 도시!이지만 그 매력을 상쇄할 만큼 언어, 치안, 인종차별에 대해 걱정이 많으실 텐데요. 

그래서 이번 리뷰는 군더더기 없이 딱딱 독자분이 궁금해하실 부분만 말하는 리뷰로 준비해봤습니다. 

너무 길게 쓰면 저도 뒷심이 딸려 도저히 진행이 안되더라구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제목과 같이 이번 리뷰에서 다룰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영어는 잘 통하나요?/ 의사 소통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2. 치안은 어떻죠? 여자 혼자가기 괜찮은가요?

3. 러시아 인종차별이 그렇게 심하다고 들었는데... 괜찮은가요?

 

 

이 질문들은 제가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갈 때도 인터넷에 백번씩 쳐봤던 질문들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그 질문들에 대한 답을 제가 다 모아보았습니다! 

 

 

 

 

 

저 등대 아래에는 삼삼오오 모여 춤을 추는 러시아인/ 관광객들이 있었습니다. (실화)

 

 

 

 

1. 영어는 잘 통하나요>/ 의사소통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 영어>  (거의) 통하지 않습니다.

레스토랑, 기념품샵의 젊은 사람들 정도만 영어를 쓸 수 알더라고요. 

영어가 잘 통하는 것이 호스텔의 장점이 될 정도로 영어를 쓰는 러시아인이 거의 없습니다. 

 

박물관, 미술관 등 유명한 관광지에서도 매표소에 계신 분들 정도만 딱 필요한 영어를 하십니다.

예시) Student?  

 

하다못해 불어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파리에서도 박물관 안에 계신 큐레이터 분들은 영어를 하시던데,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미술관, 박물관에 계신 분들은 영어를 못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 보고 싶었던 작가의 작품이 있어서 구글에서 이미지를 검색해 보여드렸더니 

러시아어로 막 뭐라 하시더라구요... 알고 보니 여기 없다...라는 뜻이었어요... 흑흑...

 

 

대중교통 매표소에서도 영어가 통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미친 맛과 가격을 자랑하는 도넛집의 애교쟁이 고양이. 꼭 스담쓰담하고 오세요. 엄청 애교쟁이라 꼬리 부비부비 난리 납니다. 

 

 

 

! 그렇다면 의사소통을 어떻게 하나요?> 바디 랭귀지를 쓰시면 됩니다! 

 

많은 분들이 그러시겠지만 저도 러시아어라고는 스파시바 밖에 못하는 데요,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남았습니다.

서로서로 약간 관광을 여러 번 해본 / 관광객을 많이 접해본 사람으로서 짬이 있어서 어떻게든 의사소통이 됩니다. 

 

 

한 예로 현지인에게 추천받은 굉장히 싸고 맛있는 소비에트  도넛 집을 갔을 때 (도넛 집 정보는 2편에 공유하겠습니다!)

본능적으로 이 집은 현지인, 러시아인들만 가는 집이다...!라는 티가 나더군요. 

실제로도 줄이 굉장히 길었는데 그 모든 사람들이 러시아인이었습니다...

 

 

그때 제가 짜 놓은 계획이 조금 빠듯했고 무조건 테이크아웃을 해야 했기 때문에, 솔직히 안사고 숙소에 가고 싶었습니다.

줄도 너문 길고... 그 가게도 마감 시간인데도 사람이 바글바글 하더라고요...

근데 정말 정말 정말 그 도넛을 너무 먹어보고 싶어서 의사소통 망하면 다음 계획은 포기하고 도넛만 먹자...! 하고 

 

 

 

(도넛 6개) 🖐☝    (포장이요) 👍👋 

 

 

라고 허버허버 손짓 발짓으로 움직였더니

 

 

👍👋  (포장? ) 👌 (오케이) 

 

 

하시면서 왕 큰 종이봉투를 꺼내서 포장해주셨습니다. 하하하. 

 

 

현지인들만 바글바글한 곳에서도 이 정도로 의사소통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관광객의 입장에서

러시아어를 못한다고 해서/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될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담으로 같은 호스텔을 쓰는 유럽 / 외국인에게 상트 페테르부르크라고 말하면 못 알아들었습니다. 

그래서 왜 그런가 했더니 그 사람들은 > 세인트 피터스부르그 (St. Petersburg)라고 말하더라구요.

 

혹시 상트페테르부르크라고 말했는데 못 알아듣는 것 같으면 (러시아인 말고 같은 관광객 신분인 호스텔 메이트들이)

세인트 피터스 부르그라고 한번 말해보세요! 

 

 

 

앞서 말씀드린 등대 아래 춤을 추는 사람들입니다. 역시 라스푸틴의 나라군요. 

 

 

 

2. 치안은 어떻죠? 여자 혼자 가기 괜찮은가요? 

 

이 질문은 정말 제가 상트 페테르부르크 갈까 말까 고민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며, 가기 전에 

 

여자 혼자 상트페테르부르크/  상트페테르부르크 치안/ 상트페테르부르크 여자 혼자 여행/ 상트페테르부르크 여자 치안/ 상트페테르부르크 여자 혼자 여행 괜찮나요

 

등등...

 

굉장히 많은 바리에이션을 줘 가며 검색했던 주제 중 하나입니다. 

 

 

 

걱정했던 게 무색하게도, 제가 갔던 5월 중순을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거리에 관광객이 정말정말정말 으아아아아앙 정말정말정말정말저말정말 많습니다. !!!!!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유럽 사람들 사이에서도 약간 핫? 한 관광지 중 하나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일 번화가인 넵스키/ 네프스키 프로스펙트 (대로)에 정말 사람이 바글바글바글합니다. 

 

저도 가기 전에 6~8월이 제일 성수기라고 해서 일부러 성수기를 피해 가기 애매한 5월 중순으로 정했었었습니다.

그리고 여행 내내 든 생각은

'아니... 성수기가 아닌데도 이 정도면 도대체 성수기에는...?'이었습니다. 

 

 

그냥 관광 코스대로만 도신다면 어딜 가든 깃발을 든 중국인 (정말 많습니다) / 깃발을 든 유럽인 ( 역시 많습니다)과 함께일 것입니다. 

 

따라서 낮에 걱정되던 건 소매치기...? (저는 에코백 들고/ 핸드폰 안전고리도 하지 않았지만 당하지 않긴 했습니다. 아마 돈이 없어 보여서였던 것 같아요...)와 깃발 든 사람들 사이를 어떻게 잘 헤치고 가지...?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

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 사람이 많기 때문에 동양인 여자 하나가 슬렁슬렁 걸어 다닌다고 해서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사람들에 묻혀서 거의 보이지 않기 때문. )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깃발부대에 휩쓸려 가지 않게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깃발... 정말 끝도 없는 깃발의 행진...

 

 

 

 

또 제가 갔던 5월 중순 기준으로 10시~11시에 해가 슬슬 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발레 등 공연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숙소로 돌아가시는 정도라면 괜찮으실 겁니다. 

10시~11시쯤에도 날이 굉장히 덥고 꽤 밝은 편이라 뭉터기 단위의 관광객들도 많이 돌아다닙니다. 

 

 

보정 없는 5월 러시아의 오후 10시 35분 기준 시야. 굉장히 밝습니다. 

 

 

!!!!!!!!!!!!!!!!!!!!!!!!!!!!!!!!

하지만 일몰 후, 새벽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저는 체력 문제로 일몰 시간인 10시 11시 쯤에 숙소로 돌아갔고 클럽, 펍, 바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 있는 바가 없습니다. 

따라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블로그의 글을 참고하시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

 

 

 

 

 

 

 

3. 러시아 인종차별이 그렇게 심하다고 들었는데... 괜찮은가요?

 

제가 몇 년 전 블라디보스토크에 혼자 간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 모두가 난리난리가 났었습니다.

그때는 블라디보스토크가 막 뜨기 시작했던 여행지라 정보가 별로 없어서 그랬던 것도 있지만 (사실 그때도 알 사람은 다 알았었는데 제 주변 어르신분들만 그렇게 걱정을...) 아무래도 러시아다보니까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일단 언어 자체도 그렇고, 스킨헤드, 인종차별...

길 가는 사람들 막 패고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인종차별 막 하고 목숨이 왔다 갔다 어쩌구...

그래도 다들 했던 말이 블라디보스토크이니까 (한국이랑 가까우니까) 그나마 괜찮아서 보내주는 거지

 

모스크바, 상트 페테르부르크였으면 널 절대 혼자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했는데요. 

 

이번에 갈 때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모스크바에 비교하면) 괜찮다. 

(외국이랑 가까이 있어서 그런지) 모스크바랑 달리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제가 들었던 소문 중엔 4월 히틀러 생일이 되면

기차를 타고 (...) 모스크바에서 스킨헤드들이 인종차별을 하러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온다!라는 것도 있었습니다.

(정말 생산적으로 인종차별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저는 인생이 열심히 살기가 싫어지면 언제나 기차를 타고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오는 스킨헤드들을 생각합니다. 하다못해 직업이 인종차별주의자인 사람들보다도 게으르게 살 수는 없다고 되뇌면서요...)

 

5월이라 겸사겸사 놀러 온 스킨헤드들이 아직까지 있을까 봐 걱정했는데,

저는 운이 좋게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던 3박 4일 동안 인종차별을 단 한 번도 당하지 않았습니다. 

 

 

근데 같은 시기에 있었던 제 친구는 (서로 간다 말 안 하고 나중에 말해보니 숙소도 같았습니다...ㅎㅎ...) 

군밤장수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는데요. 

앞에서 무슨 말을 해도 안 들리는 척 대꾸를 하지 않는 식의 인종차별이었습니다.

 

아주 개놈새끼죠. 정말 인종차별은 죽여야 끝납니다. 죽여야. 

 

하지만 저는 3박 4일, 그 친구는 거진 일주일 동안, 또 다른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에 일주일 정도를 머물렀던 친구의 모든 경험을 통틀어서 그 군밤쌍놈에게 무시당한 것을 제외하고는 

 

칭챙총, 니하오 (곤니찌와), 칭키 아이즈, 몽키 고백홈 (go back home), 캣콜링, 음침하게 레스토랑에서 구린 자리주기,

뭐 좀 물어봤다고 한숨쉬는 등의 개띠꺼운 대응, 백인놈들과 차별 대우 등등을 경험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 리뷰에 담긴 모든 내용은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에 기반되어 있기 때문에, 당연히 100% 모든 상황이 괜찮을 것이다라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꼭 가보고 싶은데, 

 

으아아 기차 타고 인종 차별하러 오는 스킨헤드 으아아아~~~못된 놈들이 부지런하기까지 해~~~~

들숨에 칭챙총 날숨에 니하오 들으면 어떡하지

 

< 라는 고민이 있으신 거라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은 걱정을 덜으셔도 되지 않을까, 합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여행 결론!

 

1. 영어> 거의 안 통한다/ 바디랭귀지로 어케어케 됨

2. 치안> 죽을 것같이 위험하지 않다 / 사람이 굉장히 많고 해가 늦게 진다

3. 인종차별> 없지는 않으나 죽을 만큼 위험하거나 죽을 만큼 빡치지 않는다.  

 

 

 

 

 

러시아 박물관의 묘하게 허접한 지저스 나무 조각상. 여행에 지친 제 모습과 비슷했습니다. 

 

 

 

 

원래 이 편에 숙소도 같이 추천하려고 했는데, 도저히 기력이 딸려서 안 되겠습니다...

다음 편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숙소, 현지인에게 추천받은 맛집 정보를 들고 오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파시바! 

 

 

 

 

 

제 심정을 담은 마그넷...다음 번에 가면 이걸 꼭 사와야겠습니다...

 

 

Vienna 시내 중심의 모습

 

 

음악의 도시 비엔나 Vienna! 굳이 가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렇게 말하는 제 자신도 가슴이 무척 쓰립니다.

세계의 모든 나라와 도시 중 항상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이 바로 오스트리아, 비엔나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5월 말 개인적인 일정이 마무리되어 잠깐 여유가 되어 휴가를 떠날 수 있게 되었는데요. 

덴마크, 스페인,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등등...많은 후보지가 있었지만 항상 가슴에 담아두었던 비엔나로 휴가지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온 김에 할슈타드나 잘츠부르크까지 가자! 라는 마음으로 여유 있게 5일을 일정으로 잡았는데요. 

5일 차인 현재, 소중한 휴가와 비엔나에 대한 환상이 모두 사라져 쓸쓸한 마음에 펜을 들게 되었습니다. 

 

 

여행이란 언제나 시간이 지나면 미화되기 마련이기에,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비엔나에 다시 오는 것) 이렇게 수기를 적습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소중한 시간과 돈, 마음을 들여 가실 유럽 여행에 저 같은 실수를 하는 분들이 계시지 않았으면 합니다. 

 

 

 

물론 제 성향과 취향이 독자분들과 완전히 같지는 않겠지요. 

따라서 저와 달리 독자분들은 비엔나 여행을 굉장히 즐겁게 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글을 읽으면서 오 뭐야~나랑 좀 비슷하잖아~ 라는 생각이 드신다면...

 

 

 

 

숙소로 가는 길. 아름다운 하늘이 펼쳐지지만 굳이 오스트리아가 아니더라도 볼 수 있습니다. 

 

비엔나의 관광 포인트; 비포 선라이즈, 클림트, 커피, 그리고 음악 공연.

 

사실 제가 비엔나에 가장 오고 싶었던 클래식 공연 때문이었습니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뿐만 아니라 모차르트, 슈트라우스 등 다양한 음악가들이 활동했던 장소이기도 한 비엔나!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은 것은 아니나 오케스트라 공연을 듣고 보는 것을 좋아해 제가 가는 모든 여행 일정에 오케스트라 공연을 반드시 계획하는데요. 

따라서 꼭 빈필이 아니더라도 비엔나 곳곳에서 열리는 소규모 클래식 공연 등을 볼 생각만으로도 갈 이유는 충분했습니다. 

 

본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여행 기간 동안 다닌 세 번의 클래식 공연은 모두 굉장히 아름다웠고 무척이나 즐거웠습니다.

그러나 그 음악 공연들을 제외하고는 사실 비엔나의 모든 관광 포인트들이 저에게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바로 그 점이 이번 여행의 패착 원인인 것 같네요. 

 

저는 비포 선라이즈를 본 적이 없고 클림트의 작품도 그렇게 좋아하지 않으며 (에곤 쉴레도 크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커피에 대해서는 후에 상술하겠지만 딱히 특별한 것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하루에 1-2시간 있는 음악 공연을 제외하고 미친 더위에 돌아다니다면서 크게 즐겁거나 흥미로운 경험을 하지 않았기에 비엔나 여행이 좋지 않았을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비포 선라이즈를 좋아하시고, 클림트와 에곤 쉴레, 특히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유명한 아르침볼도의 작품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시라면 비엔나 여행이 굉장히 즐거우실 겁니다! 

또한 커피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도 아인슈페너와 멜랑쥐 커피를 본고장에서 드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실 거예요.

 

 

 

아마 제가 여행 계획을 가는 도중, 혹은 도착해 짜는 막장스러운 성향이 있기에 이런 사단이 난 것 같습니다.

미리 알아보고 ( 날씨, 관광 포인트, 다른 분들의 후기 참고) 일정을 계획했다면, 아마 여행 기간을 줄이거나 좀 더 알차게 지내지 않았을까 합니다 하하하

 

그러나 지금껏 막 짜는 계획으로도 즐거웠던 파리, 네덜란드,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을 생각한다면 비엔나 자체가 가진 매력 포인트도 다른 여행지에 비해 조금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유럽 여행을 아주아주 뽕뽑고 정말 쥐어짜 내 최선의, 알짜배기만을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비엔나를 자신 있게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비엔나가 즐겁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는 아래에 더 자세하게 서술하겠습니다! 

 

 

 

Opera House. Wiener Staatsoper. 오페라 공연이 있는 날이면 라이브로 방송을 해줍니다. 

 

 

 

 

비엔나 Vienna! ~환장하는 더위~: 더위에 약하신 분들은 재고해주세요!

 

 

 

비엔나에 오기 전 굉장히 쾌청한 도시에 머물렀기 때문에, 처음 이 살인적인 도시의 더위는 제가 새 환경에 적응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름엔 40도로 올라가고, 겨울엔 영하 20도까지 내려가는 한국에서 생존하면서 바퀴벌레 같은 적응력을 가지게 되었다고 자만하고 있었는데 무척 자존심이 상하더군요. 

 

그런데 조금 돌아다녀보니 정말 거리의 모든 이들이 얼굴이 벌겋게 익은 채 땀을 빨빨빨 흘리고 있었습니다. 

멋쟁이 선글라스와 허벌 나시, 허벌 바지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조차도 미간을 찌뿌린 채 터덜터덜 걷더군요. 

민무늬 티가 얼룩무늬가 되는 매직은 비엔나 곳곳에서 일어납니다. 비엔나는 음악의 도시가 아니라 마술의 도시였군요. 

 

 

비엔나는 왜 이렇게 더운 걸까요? 

몇 년 전, 저는 7,8월에 런던과 파리에 다녀 온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도 해가 찬란하게 빛나며 절대 시원, 쾌청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날씨였지만 비엔나처럼 태양빛이 공격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유럽의 여름은 햇빛 아래에 있으면 덥다가도 그늘로 들어가면 시원하다고들 하지만 비엔나는 예외입니다.

잘 달궈진 아스팔트의 미친 열기가 그늘도 무용지물로 만듭니다. 

 

 

호스텔 플랫 메이트들 사이에서 매번 나오는 대화 주제는 " 너무 덥다."였습니다. 

(너무 더워서) 못나가겠다, 일어나기 싫다, 라는 게 플랫 메이트들의 공통된 말이었습니다^^;; 

 

심지어 제 플랫메이트 중 한 명은 인도에서 온 친구였는데요. 그 친구는 오후 3시에 들어와서 잠을 자더군요...

더워서 더 이상은 못돌아다니겠다면서요...(저도 그때 죽을 것 같아서 숙소로 다시 돌아갔을 때였습니다.) 

 

 

따라서 더위를 피해 휴가,피서를 가고 싶다는 분들은 오스트리아는 무조건 후보에서 제외하시길 바랍니다.

더위 피해 돈 들여 간 휴가에서 고통받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저는 심지어 더위를 피하려 간 것도 ㅇ ㅏ닌데...ㅎㅎ...그냥 편히 쉬기만을 바랬는데...

 

 

아름다웠던 St. Charles 교회에서의 클래식 연주. 몇 안되는 비엔나에서의 즐거운 기억...

 

 

 

 

 

 

 

 

 

 

비엔나 커피 Vienna Coffee! 굳이 마시지 않아도 된다! (+환장의 더위)

 

 

Vienna의 3대 카페 중 하나인 Cafe Central. 케이크 한 조각과 Wiener Melange 한 잔. 

 

 

 

 

아 이제 커피에 대해 써야 하는데 너무 덥고 지쳐 쓰지 못하겠습니다. 

사실 이 여행기는 한 편으로 끝내고 싶었는데 이렇게 허접하게 마무리 지어 저조차도 아쉽습니다.

하지만 도저히 더는 못쓰겠습니다...사진을 정리하고 글만 쓰는데도 너무 지치네요...

뇌도 단백질이라던데 조금 익어 미쳐버렸나봅니다. 

 

이게 다 비엔나의 미친 더위 때문입니다. 

 

 

 

 

 

 

 

 

 

 

 

최대한 빠른 시내에 비엔나 여행후기 2편을 들고 다시 오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치있는 기념품^^. 하지만 비엔나가 별로 좋지 않았기에 굳이 구매하지는 않았습니다. 

 

 

 

 

 

사람을 돌아버리게 만드는 더위...화면 밖으로 이 더위가 전해지지 않는다는 게 무척 안타깝습니다.

+ Recent posts